동물치과

주기적 치주치료(Periodic dental prophylaxis)

삐디빠다 2021. 3. 23. 15:13

안녕하세요.

오늘 살펴볼 이야기는 '반려동물도 사람처럼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해주어야 하는가?'입니다.

 

용어

보통 사람과 같이 스케일링이라고 표현을 하긴 하지만 강아지의 스케일링은 실제로는 사람과는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람은 말 그대로 주로 supragingival 쪽의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지만 이상하게도 우리나라에서 강아지 스케일링은 치주치료 및 모든 것을 포함하는 괴랄한 용어가 되어있는 것 같네요

물론 칫솔질도 잘해주시고 관리도 잘되며 1년에 한번씩 스케일링을 진행해주시면 이러한 친구들은 사람처럼 스케일링이 스케일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상태일 것 같습니다.

다만 대부분 스케일링을 진행해야겠다고 느끼실 때는 그 주기가 3년에서 심하면 살면서 한 번도 스케일링을 한 적이 없다가 오시는 분들이 많지요 이렇게 될 경우 아무리 칫솔질과 구강청결제 심지어 핸드 스케일러로 집에서 시술을 하셨더라도 치주질환에 이환되어 있기 때문에 스케일링은 기본적으로 진행하게 되고 주로 치주 치료가 주가 되는 상황이 되어버립니다.

 

주기적 치주치료(스케일링)?

말그대로 사람과 같이 스케일링을 진행하게 되는 것입니다. 반려동물들은 사람보다도 평소 관리가 100% 안되기 때문에 사람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궁금사항 및 오해

그러면 이번에도 보호자분들께서 궁금해하실 사항에 대해 말씀을 드려볼게요. 물론 이런 궁금증은 제가 실제 임상에서 많이 듣는 이야기로 이루어진 제 뇌피셜입니다.

 

1. 마취가 걱정된다.

네 그렇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100% 안전한 마취는 지구 상에 존재할 수 없습니다. 아이마다 체내 대사능력, 과민반응, 일반적인 검사에서 나타나지 않는 문제 등을 수술 전 검사에서 모두 감별할 수는 없기 때문에 실제로 특별한 이상이 없는 애들에서도 0.05~0.1% 정도의 마취 위험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 마취를 해야 되는데 주기적으로 해야 되나?

네 그렇습니다. 위에서 말씀드림 위험도가 있더라도 속담 중 구더기 무서워서 장 못 담그나’처럼 낮은 확률이 걱정되어 향후 나타날 문제를 예방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보호자분들의 생각이 제각기 다르고 그것을 존중할 필요는 있습니다.

 

3. 마취로 인한 손해가 더 크지 않나?

아닙니다. 마취로 인한 손해는 사실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주로 마취 시 혈압, 심박, 순환을 제대로 시켜주지 못하였거나 필요 이상의 심 마취가 진행되었거나 출혈이 심하였거나 나타나는 문제, 또는 수술 후 충분한 수액 처치를 하지 않아 생기는 미세 혈전으로 생기는 문제로 대부분 예측 가능한 문제이며 설령 뭔가 설명 못할 손해가 있더라도 주기적으로 치주치료를 하지 않아 생기는 문제가 더 크므로 3번의 궁금증은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물론 신장 심장같이 마취 위험도가 높은 친구들에 대해서는 주치의와 심도 깊은 상의가 필요한 사항입니다.

 

수많은 오해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두 가지에 대해서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1. 어차피 마취해서 하는 것이니까 치석이 더 심해지면 해야겠다.

일반적으로 치주염으로 진행되는 경우는 치은 하 공간의 치태와 치석으로 인한 것입니다. 이공간은 국소적인 혐기 환경이 될수록 혐기성 세균이 과증식을 하게 되며 체내에서는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되고 이는 치주염 즉 치아 뿌리 쪽의 손상을 야기하게 됩니다. 치주 손상은 일반적으로 비가역적 손상으로 보기 때문에 육안으로 치석이 심해져서 하는 것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치주 손상을 야기하게 되죠. 일반적으로 치은염 -> 치주염으로 진행되는 것이 보통이고 이 주기는 개체마다 다르나 소형견에서는 논문상 약 6개월 정도면 치주염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육안으로 심해지기 전에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통해 치주 쪽의 비가역적 손상을 예방해야 되는 것이죠.

 

다음은 5살령의 이탈리안 그레이 하운드에서의 실제 예입니다. 보호자분은 하루에 한 번씩 꼼꼼히 칫솔질을 해주셨고 추가적으로 치석 예방용 개껌도 잘 주셨습니다. 그렇기에 살면서 한 번도 스케일링을 해본 적이 없었으나 입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 하여 치과치료를 들어가게 되었던 아이입니다.

육안상으로는 5년 동안 스케일링을 한 번도 안 한 아이임에도 깨끗해 보이네요. 그런데 실제는 어떨까요? 

 

이미 치조골 손상이 확인되는 부분들이 다수 발견되었습니다. 이러한 손상은 비가역적이며 목표는 추가적인 손상을 최대한 막는 것뿐입니다. 칫솔질은 치아관리에 매우 중요하며 알파이자 오메가 같은 부분이지만 칫솔질 만능론에 빠져서는 안 되겠습니다. 

 

2. 육안으로 깨끗해 보이니까 나중에 합시다.

보호자분들께서 이러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부분이고 제가 다시 오해를 풀어드려야 하는 일이지만 안타깝게도 수의사 중에서도 이런 소리를 하는 사람이 있기는 합니다.(물론 극소수겠지요)

 

이사진은 육안상으로 치은 후퇴 및 치석도 잘 보이지 않는 육안으로는 아주 깨끗해 보이는 치아의 사진입니다.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이므로 치과 쪽에 관심이 있거나 전공하지 않았으면 괜찮아 보이는데?라고 깜빡 속을 정도의 치아이지요. 심지어 설령 예방적 스케일링을 해도 dental explorer 또는 probe를 사용하여 꼼꼼히 상태를 확인하지 않는다면 아주 좋은 상태의 치아라고 보호자분에게 잘못된 정보를 알려줄 만한 치아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이 치아의 상태는 어떤 것일까요? 육안으로 보이는 것처럼 마치 아무런 문제가 없는 치아일까요?

 

네 실제로는 심각한 치주염으로 인해 치조골 손상과 치근단 농양이 확인되는 치아입니다. 이 치아의 경우 sectioning 후 부분 신경치료 또는 발치가 필요한 치아이지요. 특히 요즘에 집에서 하는 핸드 스케일링 및 불법적인 스케일링으로 인해 이러한 환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참 슬픈 일입니다. 겉은 깨끗하지만 제대로 된 치주치료가 진행되지 않으니 속은 썩어 들어가고 제대로 된 치료시기조차 놓쳐버리게 되는 일이 최근 들어 비일비재해지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반려동물이 충분히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이전 마취 시에도 특별한 이벤트가 없었던 아이라면 주기적 스케일링은 충분히 고려해보셔야 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