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치과

구비강 누공(Oronasal fistula, ONF)

삐디빠다 2021. 3. 21. 00:07

안녕하세요.

오늘 살펴볼 케이스는 구비강 누공(oronasal fistula)입니다.

구비강 누공은 입안에서 비강 쪽으로 있지 말아야 할 누공(fistula) 즉 통로가 있는 질환입니다.

주로 치근단 문제로 인해 생기는 질환이며 의인성(iatrogenic)으로도 종종 생기기도 합니다.

임상증세

초기에는 의외로 없다..

구비강 누공으로인한 임상증세는 의외로 질환의 정도가 심각해지기 전에는 쉽게 알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아이는 숨쉴 때 마치 코가 막힌 소리를 낼 수 있고 노란 콧물, 재채기 등의 증상도 보일 수 있으나 이러한 증세들은 소형견들의 상부 호흡기 질환이나 단두종 증후군과도 비슷한 모습을 보일 수 있어 증세만으로는 감별이 어렵습니다. 특히나 단두종의 증후군으로 인해 이전에도 기침 및 재채기가 잦았던 아이라면 구비강 누공으로 인한 질환이라고 생각하기는 수의사도 보호자도 어려울 수 있습니다.

 

발견방법

완전한 확진을 위해서는 치과 방사선 및 CT촬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검사는 전신마취하에 이루어져야 하므로 아이 마취에 대한 부담 또는 보호자분의 비용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이것을 위한 확진만을 위해 검사하는 것은 다소 이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운이 좋게 송곳니가 흔들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거나 맨 정신에도 매우 순응도가 높은 아이라면 마취를 하지 않고도 체크해 볼 수도 있겠으나 이는 어떻게 보면 요행을 바라는 것일 수 있으니 너무 기대는 안 하는 게 좋을지 모릅니다.

송곳니의 심한 치석, 치은염 육안으로도 보이는 치은후퇴 등은 이러한 콧물 및 재채기를 보이는 환자에서 구비강 누공을 추정할 수 있는 매우 강력한 증세이겠지만 육안으로 송곳니가 멀쩡해 보인다고 해서 구비강 누공을 배제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법랑질의 손상으로도 구강 세균은 치수강을 타고 치근단 농양을 일으킬 수 있고 이러한 병변은 단순히 육안으로 봐서는 발견이 힘들기 때문입니다.

또한 송곳니 앞쪽의 앞니의 치주병변으로 인해 송곳니는 멀쩡하더라도 구비강 누공이 생기는 경우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일반적으로는 만성화된 재채기, 비강 삼출물 및 치아문제를 확인하고 구비강 누공을 추정하여 스케일링 및 치과 방사선을 진행하는 게 일반적으로 발견되는 상황이 되겠습니다.

 

왜 위험한가?

치아 문제로 인해 구비강 누공이 진행되었다면 이미 치주염이 매우 진행되었을 확률이 높다는 소리입니다. 진행된 치주염은 그자체로도 전신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심질환 신장질환들과 관련되어 만성질환에 이환될 가능성을 높인다는 게 문제가 되겠습니다.

또한 지속적인 염증은 비강구조물의 파괴를 일으킴으로써 구비강 누공이 해결되더라도 지속적인 만성 비염을 유발할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문제로 생긴 통증으로 인한 반려동물의 고통은 아이의 삶의 질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알아두셔야 됩니다.

 

치료방법

구비강 누공으로 인한 치아 문제는 무조건적으로 발치 이외에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어떠한 보존적 치료도 그 예후가 매우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숙련된 수의사나 치과전공 수의사들은 이러한 치아에 대해 보존적 치료를 권하지 않고 발치를 권하게 됩니다. 치아 발치의 과정은 다른 포스트예정이니 참고하시면 됩니다. 다만 구비강 누공의 경우 상황에 따라 일반적인 gingival flap이 아니라 double layer gingival flap이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단순히 양쪽 치은을 붙여주는 것만으로는 안정성이 확보되지 않는 경우가 꽤 있기 때문입니다.

 

Double layer oronasal fistula repair

구비강 누공이 없는 경우에는 suture라인이 다소 벌어지는 한이 있더라도 그 안의 신선한 피가 차오르고 굳으면서 빈 공간이 없이 잘 아물게 되지만 누공이 있는 경우는 이러한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fistula가 수복되지 않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숙련된 수의사 또는 치과 전공 수의사들은 아이 상태에 따라 적절한 방법을 제시하고 누공을 정복해 줄 것입니다.

 

실제 케이스

아이는 이전에도 치과치료를 받은 적이 있으며 많은 발치를 진행했던 아이입니다. 하지만 단두종 소형견의 특성상 칫솔질을 열심히 해주시더라도 지속적인 치태형성 및 치은염 치주염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입니다. 다시 상태가 악화되어 치과치료를 원하신 상태였고 치과 방사선을 포함한 치료를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상악 송곳니 부분의 구비강 누공이 발견되었습니다. 발치 되었으며 flap확보가 용이함으로 아이는 일반적인 gingival flap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다행히도 2주 뒤 체크 시 누공정복이 제대로 이루어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