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치과

치아 발치(tooth extraction)

삐디빠다 2021. 3. 21. 18:24

안녕하세요

오늘 살펴볼 이야기는 발치입니다.

발치아마도 보호자분들께서 가장 꺼림칙하시는 이야기일 것 같습니다. 이를 뽑는다니.. 어떻게 살릴 수 있지 않을까.. 꼭 뽑아야 되나.. 뽑으면 밥은? 간식은? 제대로 씹을 수나 있나.. 삶의 질은 떨어지지 않을까..

아마도 위 같은 걱정이 가장 많으실 것 같네요.

유치 발치의 경우 대게 현재 대부분의 동물병원에서 중성화로 마취가 되었을 때 뽑거나 시간이 지나면서 떨어지거나(물론 이렇게 시간이 지나서 사라지는 것은 매우 좋지는 않습니다.) 하기 때문에 그리 큰 걱정은 안 하시는 것 같습니다.(게다가 유치를 제거하더라도 이를 대체할 성치가 있기 때문이겠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많이 키우는 소형견 단두종들은 이 유치로 인한 부정교합 및 maleruption이 매우 흔한편이라 가볍다고는 말씀을 안 드리겠습니다. 유치의 문제에 대해서는 다른 포스팅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정의

발치의 정의는 말 그대로 치아를 뿌리까지 모두 턱에서 제거하는 것입니다. 온전히 제거하는 과정을 모두 발치라고 표현합니다. 일반적으로 동물병원에서는 일부 치아의 발치 또는 상황과 질환에 따라 전 발치가 진행되는 경우가 생각보다는 많은 편입니다.

 

보호자분들의 궁금증 또는 걱정에 대한 답변

수의 치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였거나 또는 대학원에서 수련을 받은 수의사가 발치를 권할 경우에는 발치가 꼭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발치가 필요한 치아는 쉽게 말씀드리면 있어봤자 도움도 안 되고 쓰임도 없고 오히려 지속적인 통증을 통해 반려동물의 고통을 증가시킴은 물론 치주질환으로 인해 멀쩡한 치아마저 아프게 만들 수 있는 그런 구강 내의 암적인 존재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숙련된 수의사는 보호자분께 이 치아는 발치가 필요하다.’ 라고 말씀드리는 것이지요.

 

1. 어떻게 살릴 수 있지 않을까?

보통 사람 치과를 생각하셔서 이러한 질문들은 저도 많이 듣고 실제로 임상에 임하고 계시는 분들이 많이 듣는 질문일 것 같습니다. 살릴 수 있는, 쉽게 말해 보존적 치료가 가능한 치아도 분명히 존재합니다. 다만 보호자분들께서 아이의 치아가 너무 안 좋아서 스케일링이 필요하다고 느끼실 때는 이미 보존적 치료가 불가능하거나 또는 예후가 매우 불량하여 보존적 치료를 해도 성공 가능성이 낮을뿐더러 반복되는 마취로 인한 아이의 삶의 질 저하 및 보호자분들의 비용 지출만 많아지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러한 보존적 치료가 불가하거나, 성공률이 희박한 치아를 발치가 아닌 보존적 치료를 말하는 수의사는 1. 잘 몰라서 그렇다. 2. 비양심적 수의사다. 둘 중의 하나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다만 2번의 경우는 거의 없고 대부분 1번인 경우가 많습니다.

가장 최악의 경우는 문제가 분명한 치아를 보존적 치료도 하지 않고 발치도 하지 않고 지켜보자는 것이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인의 치과에서는 전신마취가 없더라도 방사선 및 종합적인 검진이 가능하여 정말로 지켜보면서 상태의 변화를 볼 수 있지만 수의 치과에서는 정확한 평가를 위해서는 전신마취가 필수(Gorrel et al., 2013) 이기 때문에 지켜보자는 것은 사실상 방치를 하자와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보존적 치료에 대해서는 endodontics, GBR, GTR, surgical root planning 등의 방법이 있으며 이는 다른 포스팅으로 만나뵙겠습니다.

 

2. 뽑아버리면 먹을 수는 있나?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먹을 수 있습니다. 더 강력하게 말씀드리면 문제가 되는 치아를 발치했을 경우 발치 안 했을 때 보다 더 잘 먹을 수 있습니다. 발치가 필요한 치아는 대부분 이미 기능을 제대로 못하거나 지속적인 통증을 일으키는 치아들로 이러한 치아는 아이들이 이미 제대로 쓰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오히려 통증의 원인이 되는 치아가 제거되었을 경우 잇몸으로 씹는 것이 더 안 아프겠지요.

강아지 고양이들의 치통은 사람의 것과 매우 유사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보호자분들께서 치통이 느껴지는 치아로 뭔가 씹을 수 있는지 생각해보시면 답은 아마도 쉽게 나올 것 같습니다.

 

 

과정

발치의 과정은 뽑는 치아 뿌리의 개수 및 상태에 따라 너무 다양해서 일편적으로 말씀드리기는 힘들기는 합니다. 어떠한 치아는 단순히 extraction forcep으로 흔들어주기만 해도 잘 나오는 경우가 있고 어떤 치아는 치은을 벗긴 다음 치조골 삭제 및 치아 sectioning까지 필요한 경우도 있기 때문이지요.

다만 대원칙은 치아 뿌리가 하나 이상의 경우에는 sectioning은 되도록 꼭 해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뿌리가 3개인 치아라면 3개의 조각으로 만든 다음 하나씩 뽑는 것이죠.

 

실제 케이스

다음 아이는 뿌리 골절 및 furcation index 3단계의 치아로 발치가 진행되었습니다.

위턱의 premolar 4번 치아(전구치 4)는 뿌리가 3개이므로 sectioning을 통해 3개로 분리한 뒤 하나씩 제거해주어야 합니다. 흔들리는 것 같다고 그냥 뽑으려다가는 뿌리가 남는 불상사가 발생하며 소형견의 특성상 부러져서 남은 치아는 제거하기가 매우 어렵고 제거하더라도 불필요한 치조골 삭제가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나 부러진 치아뿌리는 일반적으로 완전한 제거가 원칙입니다.

 

방사선 상으로도 제거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