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반려동물이 뼈를 먹었을 때

삐디빠다 2021. 3. 29. 10:38

안녕하세요.

이번 주제는 생각보다는 흔한 반려동물이 뼈를 먹었을 때에 대해 이야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뼈를 먹는 경우는 1. 보호자분들이 다 먹고 치워놨는데 아이가 뒤져서 먹을 때, 2. 몸에 좋다고 뼈뼈 줬을 때 3. 고기만 주려고 했는데 뼈까지 삼켜 먹었을 때, 크게 세가지 상황일 것 같네요.

셋다 결국에는 뼈를 먹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게 되고 인터넷에서 검색을 해보면 누군가는 아무것도 안 해도 되었고 어떤 아이는 시술이나 수술까지 가지는 않더라도 입원을 했었고 어떤 친구는 위 절개를 통해 개복수술까지 한 다양한 사례들을 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어떠한 처치가 맞는지는 사실 뼈의 종류, 아이의 크기, 임상증세에 따라 나뉘게 됩니다.

 

먹은 뼈의 종류

닭뼈

일반적으로 가장 흔한 뼈 섭취는 닭뼈일 것 같습니다. 뼈있는 치킨을 다 드시고 구석에 치워놓거나 쓰레기통에 넣어놨는데 아이가 달콤한 냄새에 이끌려 뒤져서 뼈를 섭취해 버리는 것이지요. 닭뼈의 경우 위천공 장천공 등의 가능성 등 아주 심각한 상황이 존재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위에서 아주 잘 녹는 편입니다. 구토처치는 지양되며 병원에 내원하였을 경우 일반적으로 특별한 처치는 하지 않고 소화제 정도가 처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닭뼈에 붙어있던 닭고기나 기름진 음식을 먹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소화기 증세가 있다면 증세에 따라 입원 또는 위장관염에 준한 내복약이 처방될 수 있습니다. 아이가 닭뼈에 의한 매우 지속되는 구토 증세가 있다면 위 절개를 통해 닭뼈 제거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매우 드문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돼지, 소뼈

대부분 갈비 같은 것의 살점만 주시려고 하거나 역시나 다 먹은 뼈를 아이가 몰래 먹는 경우가 많습니다. 돼지, 소뼈의 경우에는 닭뼈와 다르게 잘 녹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녹는 경우도 생각보다 많기 떄문에 아이가 소화기 증세가 없다면 위에서 녹는 것을 기대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설령 녹더라도 위와 관련된 임상증세가 심하다면 내시경으로 접근해보거나 내시경으로 제거하는 것이 불가하다면 위 절개를 통해 꺼내는 경우도 있으니 조심하셔야 됩니다.

 

뼈류는 특히 치아 골절을 쉽게 유발하기 때문에 아이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주시는 것은 매우 권장되지 않습니다. 또한 문제없이 위에서 잘 녹았더라도 다음에도 그럴 것이라는 보장은 없기 때문에 아이가 절대로 닿을 수도 없고 꺼낼 수도 없도록 보관 후 버리셔야 되겠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아이들 용으로 나온 오리목뼈 간식도 권장하지 않는 편인데 특히나 씹지 않고 삼키는 습관이 있는 아이들에게는 절대로 주시지 않기 바랍니다. 식도에 걸려서 병원에 내원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처치

닭뼈 일반적으로 잘녹기 때문에 임상증세가 따로 없다면 지켜봅니다.

돼지, 소뼈 녹기는하지만 느린 편이고 잘 안 녹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임상증세에 따라 처치합니다. 증세가 있을 경우 내시경 또는 위 절개를 통해 제거하게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돼지 갈비의 뼈를 먹은 두 아이의 케이스입니다.

한 아이는 지속적인 구토 증세와 잘 녹지 않는 상태로 판단되어 내시경 시도 후 위 절개를 통해 뼈를 제거하였고 한 아이는 아무런 임상증세가 없어 지켜본 뒤 잘 녹은 사례입니다. 같은 뼈를 먹었더라도 아이들마다 증세가 다르다는 것을 명심하시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되도록 뼈 자체를 안 주시는 것을 권장드립니다.

아이는 돼지갈비뼈를 먹고 지속적인 구토와 설사증세를 보였습니다. 운 좋게 구토시 뼈가 잘 나와 준다면 괜찮았겠지만 구토시 뼈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이렇게 구토시 뼈가 안나올 경우 인위적인 구토는 지양됩니다. 증세는 지속되고 뼈의 녹는 속도는 매우 느린 편이라 내시경 시도 후 위 절개를 통해 뼈를 제거하게 되었습니다.

위의 경우 혈관이 매우 풍부한 조직이기 때문에 회복속도도 빠른 편이라 빠르면 하루 입원 또는 상황에 따라 추가적인 입원기간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아이도 돼지갈비뼈를 섭취하였으나 특별한 임상증세가 없었으며 녹는 양상을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방사선상 뼈의 크기가 줄어드는 것이 확인되었으며 소화기 증세 등의 임상증세가 관찰되지 않았으므로 문제가 없을 것으로 고려되었습니다. 아이는 특별한 처치를 받지 않고 무사히 뼈가 녹았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아이에 따라 증세, 녹는 양상에 따라 같은 뼈를 먹었더라도 아무런 처치도 안 하는 경우도 있고 심하면 수술까지 하는 경우도 있으니 보호자 분들께서는 아이들의 뼈 섭취에 각별한 주의를 가지셔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