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안과

이열첩모(distichiasis)

삐디빠다 2021. 3. 27. 23:11

안녕하세요.

오늘 살펴볼 이야기는 이열첩모(distichiasis)입니다.

이열첩모는 정상적인 속눈썹이 자라지 말아야 할 곳에서 털이 자라는 질환으로 대부분 마이봄선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이봄선에서 발생하는 이유는 발생학 적으로 이전에는 털이 자라나는 곳이었다가 기능이 변화하여 털이 자라는 게 아니라 기름을 분비하는 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기름을 분비하는 선이되어야하는데 제대로 샘으로 분화하지 않고 그대로 털이 자나라는 첩모가 발생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열첩모를 아예 모르고 지내실 수도 있습니다. 첩모가 어느정도 각막을 자극하느냐에 따라 아이는 아무런 증세 없이 안과적 문제를 일으키지 않고 평생을 편하게 살 수 도 있습니다. 다만 이렇게 이열첩모가 발생하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안와의 크기에 비해 눈이 큰 경우가 많으므로 증세가 미약하냐 심하냐의 차이지 어느 정도 증세를 갖고 살게 됩니다.

증세는?

각막자극으로 인한 증세입니다. 각막자극으로인해 눈물양 분비가 많아지고 이는 유루증(epiphora)이 발생하거나 지속적인 각막염, 결막염으로 진행되며 심할경우 각막궤양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유루증의 경우에는 가장 일반적인 경우인데 유루증은 워낙에 드릴 말씀이 많기 때문에 따로 포스팅을 하도록 하겠습니다.

 

진단

진단은 대부분 확대경을 통해 발견되게 되며 안과 슬릿이나 형광 염색 검사에서 관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털이라는게 계속 붙어있는 게 아니다 보니 검사 순간에 털이 잘렸거나 떨어졌을 경우에는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있으니 참고하셔야 됩니다. 맨눈으로도 크게 뜨고 자세히 보면 보이는경우도 있으니 최소한의 안과에 대한 지식이 있는 수의사라면 첩모가 있는 상태에서는 발견하게 됩니다. 다른 말로는 검사없이 대충 보고 결막염 같다고 그런데 지속적으로 재발하는 상황이라면 다시 안과 전공자가 있거나 안과 진료를 보는 동물병원을 내원하시는 게 맞습니다.

 

치료

진단 후 이열첩모가 각막 자극의 원인이 되는 상황으로 판단되면 크게 다음과 같은 처치가 진행되게 됩니다.

 

1. 주기적으로 제거한다.

주기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말그대로 뽑는 것이며 뽑아도 대부분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 한 달에 한번 정도 주기적으로 뽑아주게 됩니다. 매우 사나운 아이가 아니면 비 마취하 보정만 되어도 제거가 용이한 편으로 마취 위험도가 높거나 보호자분께서 수술 또는 시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을 경우 진행되게 됩니다. 각막쪽에 가깝기 때문에 직접 하시는 것은 결막의 과도한 손상 및 각막 손상이 있을 수 있으니 병원에 주기적으로 내원하셔서 제거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2. 수술적으로 제거한다.

수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결막 내의 모낭까지 수술적으로 절개하여 제거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당연하게도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모낭까지 완전히 제거되었을 경우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다시 자라날 가능성이 0%는 아닙니다.

3. 시술적으로 제거한다.

시술적으로 제거하는 것은 cryo를 이용하여 냉동요법으로 얼려서 모낭을 파괴하는 시술과 전기 소락기를 이용하여 모낭을 파괴하는 시술로 크게 두 가지입니다.역시 전신마취가 필요하며 제대로 실시되었을 경우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재시술이 필요할 수도 있으며 시술후의 안검염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눈꺼풀의 색소가 사라지는 경우가 흔하지만 6개월 이내에 대부분 돌아오게 됩니다.

4. 버텨본다.

버티는 것은 첩모에 대한 처치는 하지 않고 첩모로인한 문제를 컨트롤하는 것입니다. 매우 사나워서 뽑는 것도 불가능하고 전신마취가 위험한 아이들에서 진행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각막염으로 인한 염증 컨트롤이 주가 되게 됩니다만 마취가 가능하거나 최소한 뽑는 것이라도 가능한 아이들에게는 권장되지 않는 방법입니다.

첩모로 인한 자극과 염증은 어느정도 컨트롤되겠지만 단약 시 재발하게 되며 국소적이지만 안약의 스테로이드 또는 NSAID의 장기 투약으로 인한 전신효과가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지양되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첩모로인한 각막염이나 결막염이 나타났을 때 단순 결막염으로 진단받고 안약을 투약하면 증세가 호전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실제 케이스는 지속적으로 뽑아왔으나 아이도 힘들고 보호자 분도 지쳐 cryoepilation을 진행하기 위해 온 아이였습니다.

진행 후 안검 라인의 색소가 소실되었으나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부분 6개월 이내에 돌아오기 때문에 걱정은 안 하셔도 됩니다.

다시 재발할 확률이 10~20%정도 되므로 한 달 정도를 지켜보시고 다시 재발할 경우 재시술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